고도원의 아침편지

산티아고 오르막길에서, 내 등을 밀어준 사람

텍사스양 2025. 3. 6. 20:09

그것은 손끝이었네
손가락 끝
사알작
댄 듯 만 듯

무너지듯 주저앉아
아이처럼
서럽게 울고 싶던
숨 막히는 오르막길

그 산을 넘은 힘은
누군가의 손끝이었네
고요히 등 뒤에서
살짝만 밀어주던


- 고창영의 시〈등을 밀어준 사람〉(전문)에서 -